25년 초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본격 출범하면서 눈 여겨 보고 있던 미국 주식이 있었는데 바로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이었다. 눈 여겨 본 이유는
- 트럼프가 의료 보험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 이로 인해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의 주가는 어떻게 될 것인가?
- 트럼프와 머스크의 세금 줄이기 희생양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주목하고 있던 와중 메디케어 사기 의혹이 터지고 법무부 조사 뉴스가 나오면서 주가가 고점 대비 약 50%나 폭락하는 일이 벌어졌고 이후 국내에서도 각종 유튜브 채널이나 블로그에서 이 종목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한국인이 꼬이면 오를 주가도 안 오르기 때문에 나로서는 굉장히 짜증나는 일이었는데, 이참에 제대로 분석을 해보려고 한다. AI글이 판치는 세상에서 나의 이 글 하나가 소중한 자산이 되길 바란다.
✅각종 유튜버나 블로거들의 이상한 AI글 복사 붙여넣기에 당한 사람들이 이 글을 보면 좋겠다.
유나이티드헬스그룹 메디케어 사기 의혹
주가가 50%이상 하락했다고 해서 투자하면 결코 안 된다는 건 다들 알고 있을거다. 주가가 하락했다는 게 중요한 점이 아니라 리스크가 해소되어 하락이 다시 복구될 수 있느냐가 투자 포인트일 것이다.
주가가 하락한 이유는 메디케어 사기 의혹인데, 이 메디케어 사기가 뭔지부터 제대로 알아야 한다. 알지도 못하면서 투자를 하니마니 하는 건 매우 잘못된 일이다.
✅메디케어 사기 의혹이란?
미국 법무부는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이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프로그램에서 환자 위험 점수를 부풀려 과도한 연방 보조금을 수령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한국으로 따지면 나이롱 환자를 만들어서 건강보험금을 과도하게 수령했다는 것이다.
즉, 메디케어 사기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는 기업의 존속과도 관련된 굉장히 큰 일로 확산될 수 있는 사건인데 많은 사람들은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미 주가에 반영되었다고 판단하는 듯 싶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생각일수도 있다. 메디케어 정책은 민주당과 관련성이 매우 깊다. 애초에 복지성 정책이니 당연한 말일수도 있으나 많은 사람이 이걸 간과하고 있더라. 주로 민주당이 추진하는 쪽이니 공화당이 정권을 잡은 현재는 세금 절감 타겟이 되기 쉬운 정책이라는 점이다.
이 와중에 미국에서 메디케어 어드밴티지(Part C) 시장 1위 업체인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의 사기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를 빌미로 기업에게 어떤 제재를 가할지, 메디케어 정책이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는 부분인 것이다. 정치는 정책을 통해 기업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기 메디케어 정책을 살펴보면 메디케어 파트C 부분을 민간보험에게 확대 집중하였고 공공의료 축소 기조를 이어갔다. 민간보험에게 확대 집중한다는 말은 유나이티드헬스그룹 같은 민간보험사가 받을 연방 수령액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2기도 같은 기조로 간다면 이는 민간 보험사의 영업이익 약화로 갈 수 있다.
✅한 마디로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의 총체적 난국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다우지수 퇴출 위기
메디케어 사기 하나만으로 주가가 이렇게 하락한다는 게 말이 될까? 사실 시가총액에서 50%가 하락했다는 건 하나의 이유만 있는 게 아닐 수 있다. 다른 이유는 다우지수 퇴출 위기다.
일단 다우지수가 뭔지부터 정확히 알아야 한다.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정리해본다. 다우지수란 미국 경제를 대표하는 30개 대형 우량주로 구성된 지수로, 구성 종목은 S&P 다우존스 인덱스 위원회에 의해 결정된다. 딱 30개 종목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게 무슨 뜻일까? 한 개의 종목이라도 주가가 크게 요동치면 다우지수의 왜곡이 심해진다는 뜻이다.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은 다우지수에서 상위 10개 종목 중 하나였을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미국 건강보험 기업의 대표로 다우지수에 편입되어 있었는데 큰 악재 하나로 주가가 요동치면 다우지수 자체가 왜곡되어 버린다.
특정 종목 때문에 다우지수 왜곡이 심해지면 퇴출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미국 증시에서는 UNH가 다우지수에서 퇴출될거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실제로 2024년에는 인텔이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으로 다우지수에서 퇴출 되었으며 인텔 대신 엔비디아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만약 유나이티드헬스그룹도 메디케어 사기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실제 실적마저 악화된다면 다우지수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있다.
만약 다우지수에서 퇴출 된다면 지금의 주가는 바닥이 아닐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모든 게 선반영 된 것이 지금의 주가라고 말한다면 딱히 할 말은 없지만 리스크는 아직 남아있다는 건 확실하다.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
위와 같은 리스크만 있는 건 아니다. 리스크가 있다면 기업은 리스크를 해소하려 노력하고, 투자자들을 설득하려 한다. 행동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 Stephen J. Hemsley의 대규모 매수: 2025년 5월 13일 CEO로 복귀한 Stephen J. Hemsley는 5월 16일 약 2,500만 달러 상당의 주식을 매수
- 경영진의 동시다발적 매수: CFO인 John F. Rex와 여러 이사들이 같은 시기에 주식을 매수한 것은 조직 전반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지표
메디케어 사기 의혹이야 수사 결과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니 기업이 딱히 할 일은 없지만,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긍정적 신호로 볼 수 있다.
경영진으로 복귀한 Stephen J. Hemsley는 2,500만 달러 원화로 약 345억 원을 매수했으며 그 외 경영진도 아래와 같이 매수를 진행했다. 정확한 출처는 SEC Form4(https://www.secform4.com/insider-trading/731766.htm)에 가면 볼 수 있다.
이름 | 매수일 | 주식 수량 | 평균 매수가 ($) | 총 매수 금액 (원화) |
Stephen J. Hemsley | 5월 16일 | 86,700 | 288.57 | 약 345억원 |
John F. Rex | 5월 16일 | 17,175 | 291.12 | 약 68억원 |
Kristen Gil | 5월 15일 | 3,700 | 271.17 | 약 13억원 |
Timothy P. Flynn | 5월 14일 | 1,533 | 320.8 | 약 6억 6천만원 |
John H. Noseworthy | 5월 14일 | 300 | 312.16 | 약 1억 3천만원 |
경영진들은 5월 14일부터 16일간 집중적으로 매수했으며 투자자들의 불안을 잠재우고자 노력하고 있다. 한국에서 이런 행위는 극히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 들여지니 한국인들이 이 주식을 매수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다.
다만,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의 시가총액을 생각하면 다르게 생각해볼 필요도 있다. UNH의 시가총액은 25년 5월 30일 기준 약 373조원인데 경영진들이 매수한 주식은 정말 새발의 피에 불과하다.
투자자들의 불안을 잠재울 수는 있겠으나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건 어렵다. 향후 주가는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 2분기 실적이 어떻게 나오는지에 따라 달라질 듯 보인다.
✅참고로 유나이티드헬스그룹(UNH)의 실적발표는 아래 공식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https://www.unitedhealthgroup.com/investors.html
결론은?
리스크는 2개고 긍정적 신호는 1개 뿐이다. 아직까지 그 어떤 확답을 내리기는 어렵지만 어쨌든 아직은 진입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주식이란,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아야 한다고 배웠다. 발끝에서 사는 야수의 심장을 지닌 사람도 있는 반면 나처럼 무릎에 사는 새가슴도 있는 법이다. 판단이야 각자가 할 일이지만 지금은 매수한다 해도 정찰병만 보내는 수준이면 족할 듯 싶다.

필자는 투자금의 약 10%를 정찰병으로 보내놨다. 과거 엑슨모빌 때 경영진이 매수했던 가격으로 매수를 해서 크게 재미 본 기억이 있기에 이번에도 좋은 기억을 떠올리며 정찰병을 보냈다. 아마 주가가 회복되면 멋진 여행 한 번 갈 정도의 돈이 벌리지 않을까 싶다. 엑슨모빌때와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은 주가하락 이유가 전혀 다르지만 어쨌든 경영진이 매수했다는 점은 같으니 정찰병들이 죽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다만, 현재 미국 증시는 불안하다. 미국 증시 뿐 아니라 세계 정세 자체가 불안하다. 지금은 공격적인 투자 보다는 안전한 투자를 해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이상으로 글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