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100은 그냥 돈 주고 라이선스(REC)만 사면 되는 거 아냐?”
많은 사람이 RE100에 대해 이렇게 오해하고 있다. 언뜻 보면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제 RE100의 취지와 구조를 살펴보면 이 방식에는 심각한 문제점과 한계, 그리고 장기적인 위험이 존재한다. RE100에 참여하는 기업이 사실상 없다는 이상한 오해도 여기에서 발생한다.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이 글은 아래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작성되었음. AI의 도움을 받았으나 필자가 직접 검수하고 편집함.
Ⅰ. REC란 무엇인가?
REC(재생에너지인증서, Renewable Energy Certificate)는 기업이나 기관이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을 간접적으로 소비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도록 인증하는 수단이다.
예를 들어, 태양광 발전소에서 1MWh의 전기를 생산하면 1개의 REC가 발급된다. 이 REC를 기업이 구매하면 “나는 1MWh의 재생에너지를 썼다”고 보고할 수 있다.
이는 전력망이 혼합되어 있는 현실에서 재생에너지 사용 실적을 증명하는 도구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RE100을 달성하기 위해 재생에너지를 직접 생산하기 보다는 REC를 구입해서 해결하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Ⅱ. REC로 RE100을 해결하려는 접근
RE100의 본질
RE100은 단순히 수치를 맞추는 캠페인이 아니다. 전 세계 에너지 구조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실질적 재생에너지 수요 창출 운동이다. REC 구매만으로 목표치를 맞춘다면, 기업의 물리적 전력 소비 구조나 공급 인프라는 그대로 유지되고, 실질적 재생에너지 투자는 미흡해진다.
다만 재생에너지 발전 기업의 REC판매 이익금이 재생에너지에 재투자된다면 결국 실질적 재생에너지 투자가 늘어나는 셈이라 RE100의 취지에도 맞는 것으로 보인다.
요지는 재생에너지 발전사가 이익금을 얼마나 재투자하냐인데, 시장논리에 따라 꽤 합리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언제나 시장은 수요과 공급에 의해 이루어지니까.
녹색세탁(Greenwashing) 우려
기업이 발전소 하나 짓지 않고 인증서만 대량 구매해 RE100 참여를 선언하면, 이는 소비자와 투자자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 실제 전력은 여전히 석탄·LNG 발전으로 공급받고 있으면서도, 외형적으로는 친환경 기업으로 포장되는 결과다.
이것도 역시 같은 논리다.
- REC구입이 재생에너지 발전보다 더 비싸다면 장기적으로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이며 결국 REC구입보다는 재생에너지 직접 발전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
- REC구입이 재생에너지 발전보다 더 저렴하다면 REC판매금이 재생에너지 발전사의 이익이 되고 재생에너지 발전사는 투자를 늘릴 수 있으니 좋다.
결과적으로 REC구입으로 인한 RE100해결은 나쁜 방향은 아니다. 단, 한국처럼 지형상 본질적 어려움을 가진 국가는 장기적으로 REC구입으로 인한 비용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추적 어려움 및 이중 계산 리스크
국가마다 REC 발급 기준이 다르고, 추적 시스템이 통합되지 않아 같은 REC가 여러 차례 보고되는 이중 계산(double counting)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런 문제는 국제 공신력을 떨어뜨리고 기업의 ESG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 있다.
REC이중 계산 및 각 국의 발급 표준화가 시급한 상황이며 나아가서는 REC의 국가 간 거래도 이루어져야 한다.
장기비용 부담 증가
REC는 수요-공급에 따라 가격이 크게 요동치며, 전력사용량이 큰 대기업일수록 장기적으로는 발전소 건설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 수 있다. 특히 국제 REC(GO 인증서 등)는 수입 시 환율, 공급권 프리미엄, 인증 대행 수수료까지 포함되어 고비용 구조가 된다.
Ⅲ. 직접 재생에너지 투자 vs REC 구매
항목 | 직접 발전(PPA, 자가설비) | REC 구매 |
---|---|---|
초기 투자비 | 높음 (CAPEX 발생) | 없음 |
운영 비용 | 저렴 또는 고정화 | 매년 유동적 비용 발생 |
장기 총비용 | 5~7년 후 경제적 우위 | 계속 증가 가능성 |
통제 가능성 | 자산소유로 높음 | 낮음 (시장가격에 의존) |
ESG 신뢰도 | 매우 높음 | 낮음 (Greenwashing 지적 우려) |
Ⅳ. 국가 간 REC 거래는 가능한가?
1. 국내 REC는 국가 내부에서만 유효
한국 전력거래소(KPX)에서 발행하는 REC는 대한민국 전력망에서만 유효한 인증서다. 해외 기업은 한국 REC를 ESG 보고용으로 인정하지 않으며, RE100 사무국도 국가 간 직접 거래된 REC를 제한적으로만 인정한다.
2. 국제 REC(GO, I-REC 등)는 별도 체계
- 유럽: G.O(Guarantee of Origin)
- 글로벌 다국적 기업: I-REC (International REC)
- 북미: Renewable Energy Certificate (REC)
각 체계 간 상호 호환이 어려우며, 같은 REC가 두 나라에서 동시에 보고되는 이슈 방지를 위한 별도 검증 체계 필요.
Ⅴ. 결론: 라이선스만으로는 RE100을 달성할 수 없다
RE100의 핵심은 재생에너지 기반의 전력 사용을 통해 실질적인 탈탄소 전환을 이루는 것이다.
REC는 그 과도기적 도구일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직접적인 재생에너지 사용(PPA, 자가발전, 재생전력 조달 인프라 투자)이 필수적이다.
기업은 단기적으로는 REC 구매로 대응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구조 자체의 전환 없이는 신뢰받는 ESG 경영을 할 수 없다.
정부 또한 기업들이 RE100을 단순 인증서 구매로 해결하지 않도록 제도 설계, 보고기준, 세제 인센티브 등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